“어, 뭐야. 진짜 이랬나?”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다르게 보이는 게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우연히 다시 들른 모교 운동장은 코흘리개 초등학생 시절 느꼈던 것만큼 거대하지 않았다. 반대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보니 어렸을 때보다 더 크게 느껴진 게 있다. 우화였다. 신화와 영웅 이야기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했던 ‘영웅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쓴...
“아잇, 조금만 더! 조금만!” 강아지 한 마리가 제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빙글빙글 돈다. 그 모습을 아까부터 가만히 지켜보던 어미 개가 ‘뭐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강아지는 어지럽지도 않은지, 멈추지도 않은 채 엄마의 물음에 대꾸한다. “엄마, 보면 몰라요? 저는 지금 꼬리를 좇고 있잖아요.”(좇다 : 동사,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출처 :...
“어흐, 어째 날이 갈수록 추워지네!” 어느 시골 마을에 아침저녁마다 앞산을 향해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는 총각이 살았다. 집에 화장실이 없었던 건 아닌데 날씨가 너무 추워 거기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거다. “저... 저놈이? 오늘도 날 보면서 오줌을 갈기는 군, 안 되겠다! 그 녀석을 불러야겠다.” 그런데, 문제는 앞산 산신령이 이런 총각의 모습을 몹...
“예?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런 줄로 알고, 내 말에 따르게.” 인도 어느 마을에 덕망 높은 성자가 살았다. 여느 날처럼 커다란 나무 그늘 밑에 가부좌를 틀고 고요하게 명상을 하던 그는 무엇인가 본 듯 흠칫 놀라 눈을 번쩍 뜨고는, 큰 소리로 제자들을 불렀다. “스승님, 저희가 어떻게 그런 짓을...” “어허, 더 이상 질문은 받지 않겠네.”...
“아이고! 속상해라. 아이고, 원통해라!” 어느 산골 외딴집에 혼자 팥 밭을 일구며 사는 할머니가 있었다. 이미 10월 말이 되어 밭에는 속이 꽉 찬 팥들이 익어 가는데 웬일인지 할머니는 원통하다며 통곡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할멈, 무슨 일 있소?” 할머니의 울음소리를 가장 먼저 들은 건, 밤나무에서 툭 떨어진 잘생긴 알밤이었다. 알밤의 물음에 할머니...
“어, 저게 뭐지?” 옛날 어느 나그네가 숲 속을 걷고 있었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뭔가 보였다. 나무 그늘 아래 주저앉아 있는 건 주황색 털을 가진 여우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나그네가 다가오는 소리를 멀리서 들었을 텐데, 왜 진즉 도망가지 못했을까? “아, 저런...” 나그네는 안타까운 마음에 혀를 찼다. 가만 보니 저 여우는 덫에 걸리기라...
“곧 나올 것 같아요.” 거북이며, 악어, 돌고래, 진주조개, 달팽이까지 바글대며 사는 바닷가에는 물떼새 한 쌍도 살았다. 암컷은 알을 낳을 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수컷에게 ‘알 낳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보라’고 말했다. “여보, 그러면 당신 말은,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이 터전이 알 낳기에 좋지 못한 곳이라 이 말이오? 여기도 알 낳기에 충분해 보이지 않...
“와, 정말 그런 곳이 있단 말이오?” 히말라야 산기슭 작은 연못에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젊은 백조 두 마리가 거북이가 사는 연못으로 날아왔다가, 친구가 되었다. 거북이는 백조들이 본래 살던 곳이 궁금했다. 그러자, 백조들은 “우리는 히말라야 산 치타 쿠타(Citakuta) 봉 고원에 있는 황금 동굴 안에 살고 있소. 거기는 참으로 멋진...
“음메!” “그래, 어서 가자꾸나!” 한 농부가 시장에서 염소를 사서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저 뒤에 수상하게 보이는 세 남자가 무슨 궁리인지, 자기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있다. “그렇게만 하면 저 염소를 뺏을 수 있다 이거지?” “틀림없지. 나만 믿으라고.” “그래, 좋아. 해보자!” 세 남자 중 키가 가장 작은 사내가 농부 뒤로 바짝 ...
“무슨 일로 이 시간에 나를 찾아왔는고?” 옛날 탁샤실라(Taksasila, 지금의 파키스탄 간다라 지방에 위치한 도시)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스승이 있었다. 그는 오백 명의 제자를 거느렸는데, 그 중 ‘죄가 있다’라는 뜻의 바세(Base)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있었다. 바세는 나쁜 일이 일어날 때마다 자기 이름이 거슬렸다. 왠지 좋지 않은 이름 때문에 ...
“비켜, 비키라고!” 인도 어느 마을에 신두(Shindhu)라는 소년이 살았다. 그는 성격이 급한 탓에 길을 갈 때도 몹시 빠르게 걸어 다녔고, 느긋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나, 노인을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나는 듯 답답해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그를 업어 키운 작은 어머니는 “얘야, 나이가 들어 천천히 걸어 다녀야만 하는 사람들을 답답해하면 안 된...
“이제부터 여기서 편히 지내렴. 환영해!” ⠀ 옛날 앵무새 한 마리가 자신이 살던 숲을 떠나 다른 숲을 찾아갔다. 이 숲에서 사는 날짐승과 길짐승들은 앵무새에게 텃세를 부리지 않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덕분에 앵무새는 그 숲에서 편히 지낼 수 있었다. ⠀ ‘아무리 여기에서 잘 지내고 있고, 저 친구들이 나를 아껴주지만, 내 집은 따로 있으니 이제 그만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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